본문 바로가기
영화학

서사구조에 대한 이야기

by 분주한 배짱이 2023. 9. 7.
반응형

서사의 중요성
영화에서 스토리를 들려주려면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생략하며 사건의 순서를 어떻게 배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영화는 컷을 통해 완전히 다른 시간, 장소, 배경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서사적 결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는 시간적 순서대로 사건의 처음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영화제작자들이 이런 시간적 경로를 선택했다면 해당 영화는 아주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스토리 텔링의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영화의 시작 부분은 많은 질문을 제기하면서 우리를 사건에 몰입시킨다. 이 사람들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러한 스토리에 관한 모든 질문 외에도 첫 장면은 중요한 주제를 도입하고 있다. 여러 영화에 있어서 극적 진행의 중간부터 시작하려는 결정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지만 중요한 본론은 아직 안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스토리텔링의 기술은 결과를 지연함으로써 기대를 증폭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해줄 수도 있는 많은 것들을 일부러 빼놓은 것이다. 영화 제작자들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보여준 후 그다음 중요한 사건으로 진행한다. 그 말은 어떤 사건은 시간을 들여 설명할 필요도 없고, 어떤 사건의 결과는 기다려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제작자들이 아무런 배경이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고전 할리우드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오래전에 확립되고 극히 수지가 맞는 서사적 스토리텔링의 전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와 공공의 목표
고전 할리우드 서사 스타일은 1915년경에 확립되었다. 이 스타일의 중요한 요구사항 중 하나는 영화의 플롯이 분명히 앞으로만 진행하는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사건은 논리적으로 다음 사건과 연결되고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한 플롯은 목표가 분명한 작은 무리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모든 것은 그 목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목표는 대개 두 가지인데 개인적인 목표와 공공의 목표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종종 이성애적인 로맨스이며 공공의 목표는 중요한 행위의 성취나 가치 있는 것의 달성을 포함한다. 할리우드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은 어쨌든 목표를 분명히 해결하는 결말이다. 해피엔딩의 또 다른 의미를 말하자면 벌려 놓았던 가닥을 모두 정리해서 관객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영화는 모두 해피엔딩이다.

스토리와 플롯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를 이해하면 그러한 플롯 결정의 중요성을 더 잘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라는 용어는 서술된 사건을 말하며 '플롯'은 서술되는 사건의 배열을 말한다. 스토리 사건은 시간적 순서대로 벌어지고 플롯 사건은 감독이 선택한 순서대로 벌어지며 그러한 선택은 영화의 의미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서술되는 사건을 재배열하는 것은 스토리를 플롯으로 구성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해당 장면이 무엇을 말하는지, 다음 장면을 위해 어떤 중요성을 가지는지, 관객이 궁금하게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플래시백과 플롯 구조
'마지막 연인'는 주인공이 자동차 안에서 죽는 걸로 시작한다. 사고를 피하기 위해 그는 브레이크를 밟지만 차는 미끄러진다. 영화는 시계의 기계장치를 보여준 다음 플래시백으로 넘어간다. 영화가 끝날 무렵 오프닝에서 봤던 바로 그 장면이 보이고 차는 미끄러져 충돌한다. 그리고 영화는 현재 시제로 계속된다. 시계의 기계장치를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강조하는 이 플래시백 구조는 서스펜스가 강한 플롯을 만든다. 스토리 사건이 펼쳐지는 것을 그냥 바라보는 대신 우리는 미끄러지는 차가 언제 다시 등장하고 운전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계속 궁금하게 여기게 된다. 1940년대 이래로 플래시백은 플롯을 구성할 때 감독들이 즐겨 쓰는 장치가 되었다. 미국 영화 중 가장 높은 비평적 평가를 받는 '시민 케인'은 주인공의 신비에 쌓인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는 물건을 떨어뜨리고 의미 없는 말을 내뱉으며 죽는다. 영화 전체는 이 막강한 남자가 남긴 마지막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기자가 추적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자가 지인들을 면담할 때 우리는 케인의 삶을 플래시백으로 본다. 그의 생애를 다룬 스토리는 출생에서 죽음까지 스토리의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그러나 플롯은 스토리의 끝에서 시작해서 사건들을 앞뒤로 넘나든다.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 또한 플래시백 구조를 사용하지만 다른 방식을 따른다. 영화는 액자 스토리로 시작하고 끝난다. 미국 상원의원과 그의 부인이 나이 들고 잊힌 어느 남자의 장례식을 위해 서부 어느 마을에 도착한다. 짧은 프롤로그 대신 액자 스토리는 많은 주인공을 소개하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묘사한다. 그런 다음 상원의원은 자신이 참석한 장례식의 주인공을 만났던 이야기를 한다. 이 시점에서 플래시백이 시작하고 영화의 주된 부분은 상원의원과 그의 아내가 젊었던 플래시백 당시의 시간 속에서 펼쳐진다. 이 영화는 플래시백 속의 플래시백이라는 색다른 플롯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 상원의원이 서술하는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캐릭터가 결투 장면에 대한 자신의 오해를 말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캐릭터의 시각에서 결투를 다시 본다. 그의 말이 끝나면 영화는 다시 상원의원의 시각으로 돌아오고 잠시 후 액자 스토리로 돌아온다. 이로써 우리는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시민 케인'과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모두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플롯이 구성되었기 때문에 스토리와 플롯의 중요한 차이를 설명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시민 케인'은 소년의 어린 시절 사건으로 시작해서, 그의 교육과 정치가와 신문 편집장으로서의 경력, 이론, 이혼과 재혼 이야기로 진행된 다음 노년의 은둔생활과 죽음으로 끝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도 상원의원이 젊을 때 마을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상원의원 선출을 거쳐 옛 친구의 장례식을 위해 마을로 돌아오는 것을 끝낼 수도 있다. 시간적 순서를 어기고 여러 캐릭터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제시함으로써 이 영화들은 우리가 무엇을 알게 되는지 뿐만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서 알게 되는지가 서사의 중요한 일부임을 보여준다. 같은 스토리는 무한한 플롯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그중 어떤 것은 다른 것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반응형